칼럼-공예치료는 왜 없을까?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국내 최대의 공예 축제이자 공예전문 박람회인 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6일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개최된 이번 공예트렌드페어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공예치유’였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에 치유 존재로서 공예의 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빛났기 때문이다.

공예는 코로나 팬데믹과는 별개로 치유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단골 소재이다. 독립된 분야로 협회와 학회까지 구성되어있는 원예치료, 미술치료에서도 공예는 없어서는 안 될 만큼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공예분야에서는 공예치료라는 것이 없다.

공예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원예에서는 원예치료가 있다. 원예치료는 대학에서 과목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대학원에서는 전공학과가 있다. 원예치료 전공 석사 및 박사 논문은 수 백편에 이른다.

원예치료가 좀 더 확장된 것에는 치유농업이 있다. 치유농업은 농업 농촌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이다. 치유농업은 농업계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치유농업육성법까지 생겨났다.

치유농업육성법은 2019년 3월 18일 발의된 법률안과 2019년 8월 9일 발의된 벌률안 2개가 입법과정을 거치며 병합이 되고, 대안이 제시되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20년 3월 6일 본회의를 통과되었다.

치유농업육성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기 때문에 치유농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 치유농업사 등 전문인력 양성, 치유농업 창업 지원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물론 이 분야의 규모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유농업은 이처럼 육성법까지 제정되었으나 공예 분야에서는 공예치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공예는 △ 창조적 표현을 할 수 있게 한다. △ 계획, 준비, 판단을 할 수 있게 한다. △ 불안과 긴장을 풀어 준다. △ 소근육과 대근육 운동에 도움이 된다. △ 대인관계 향상에 도움이 된다. △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 주고,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 자신감과 자부심을 증가시켜 준다. △ 충동을 억제할 수 있게 한다. △ 지식과 기술의 습득에 의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 감각과 지각능력을 증가시키다. △ 생활공간을 밝게 만든다 등 치료적 효과가 매우 많다.

치유적 효과가 많다는 것은 공예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고, 그에 따라 공예산업의 규모를 크게 키우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자원이다. 그 점에서 방치하기에는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다. 공예 치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예치료 등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원예치료는 원예의 영역과 직업 확대 측면에서 시작했다. 교재를 만들고, 만든 교재를 활용해 교육과 인력을 양성했다. 양성된 원예치료사가 현장에 투입되고, 조직화하는 것에 의해 규모화가 되었다.

공예 또한 공예를 매개로 하는 직업 확대 측면에서 공예치료가 전문화가 되어야 하고 보급되어서 각지에서 치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학교 등지에서 실행되고 있는 공예체험은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 못지않게, 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서적 및 사회적 효과가 돋보이고 있다.

노인당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섬유공예 또한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의 제공에 그치지 않고, 치매 예방과 가족을 위해 선물을 만들고, 자존감을 높이는 치유 프로그램 역할을 하고 있다.

공예 현장에서는 이미 치유 프로그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이론화가 되어 있지 않고, 이것을 체계적으로 다듬어서 공예치료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공예치료 분야를 만들기 위한 의지와 주도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공예가 치유농업육성법까지 제정된 치유농업 및 미술치료, 매개치료, 원예치료처럼 전문화되고, 규모화되려면 관련 기관과 공예계에서 합심해서 치유에 초점을 맞춘 공예치료 이론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육성하려는 의지를 갖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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